사랑방

낮춤

我孜 2014. 9. 5. 22:01

 

본인의 가치를 올리고자 힘들게 하는 이가 있다.

모래알 같은 일상사도 거창하게 확대재생산하고

그런 얘기가 무심코 듣다 보면 그럴싸 하게 들린다.

인간은 귀가 얇기에 그런 간사함에 쉽게 넘어가게 된다.

간사함과 솔직함이 백지장 한 장 차이라 할 지라도

듣노라면 그 경계는 확연히 나타난다.

 

 며칠 전 우연찮게 술 좌석에 앉게 됐다.

몇분동안은 서로 안부를 주고 받았는데 그 몇분이 지나가고

그때부터 자랑폭탄을 퍼 붓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냥 예의상 들어주는 정도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듣기가 점점 거북해짐을 느꼈다.

급기야는 맥주를 먹다 하품을 하는 지경까지 이르른다.

내가 원치 않고,그도 나를 초대하지 않은 만남이니

피차간 불만은 없지만,그래도 그 상황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아왔던 정체성과는 너무나 간극이 크다는

것을 느낀다.

대화는 코드가 맞아야 지루함이 없다.

코드가 맞지 않은 대화는 술 먹다 하품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도 있다.

일경이 여 삼추였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높아지려면 우선 낮춰야함을 알아야 한다.

높은 산은 그늘에 가려도 높은 산이고

낮은 산은 해가 내리 쬐도 그냥 낮은 산이다.  山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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