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거래처 자제 결혼식에 참석하고 들어와
시간을 보니 아직은 해가 중천에 걸려있다.
추석때 슬그머니 붙었던 중원지방 침입자와
오늘은 한판 붙고 싶다.
이것들을 굴복시키고자 점심조차 걸러보기도 했으나
악연도 인연이라고 물러서기를 주저한다.
그러나, 나는 이들과 이별을 해야 한다.
아니,이들을 굴복시켜야 한다.
사실 해가 중천에 떠 있다고 했으나 늦은 오후다.
포기한데도 아무렇지 않을 시간이나 오늘만은
내 뱃살놈들이 편히 노는걸 보고 싶지가 않다.
내 이놈들을 오늘은 최대한 귀찮게 해야겠다는 생각.
힘들고,짜증나면 이눔들도 알아서 떨어져 나가겠지?
올 여름 내게 아름다움을 선물해준 참나리 꽃대이다.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은 네게서 새삼 느낀다.
그러나 꽃잎이 지는건 내년을 위함으로니..
내년 이맘때 또 격하게 상봉하자.
산길이 참 아기자기하다.
이런 산길을 걷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힐링이 된다.
고백하건데 인물을 별로다. 사실이다.
구절초가 피고 있으니 분명 가을은 맞지?
그런데 아직도 여전히 반팔로 등산을 하고 있다.
그러니 아직은 여름 기운이 훨 더 쎄다는 사실.
그렇지. 여름이란 놈이 그리 쉽게 자리를 양보할 리가 없지.
버틸때까지 한번 버텨보자고.
사실은 오늘 산행은 구절초 한놈 카메라 랜즈에 담아 보고자 올랐다.
그러나 눈을 아무리 돌리면서 훑고 지나도 구절초 비스므리한 것도 없다.
아니,구절초는 커녕 흔하디 흔한 쑥부쟁이도 못보고 있다.
이런 된장할~
이제 해도 어느듯 서산으로 기울고..
나그네 발걸음도 바빠지고..나도 지치고..
발걸음이 바쁘기는 하지만 얼굴 삐죽 내 밀고 있는 놈
모른 채 하기는 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
이거이 구절초다.
궁하면 통한다 했다.비록 산중에서는 찾지 못했지만
그래도 어떻튼 보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