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제주여행

我孜 2013. 11. 25. 20:46

 

 

구월 어느날

초딩 모임이 있는날 무심코 제주도얘기가 나왔다.

제주도는 가보고 싶은곳이긴 한데, 막상 가 보면 딱히 구경할 곳이 마땅찮다고...

나도 제주도는 여러번 경험이 있고, 심지어는 단독여행까지 한 경험도 있는지라

볼 곳은 다 봤다는 생각을 해 왔었는데,  초딩이랑 함께라면 뭐 한번쯤 더 가보는 것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에 이른다.

물론 거기에는 한라산 산행이라는 당근이 있어서이다.

다들 흔쾌히 오키하고,준비해서 금요일 밤에 제주에 도착하여 일박을 하고

한라산 산행을 시작한다.

 

 

 

 

 초입에 한라산 특유의 관목숲을 지나고 산죽길을 지나 진달래대피소에 도착한다.

어제밤에 늦게까지 즐기느라  늦게야 잠자리에 든탓에 거의 숙면을 취하지를 못했다.

그러나 산중에 드니 피곤은 사라지고 국내 최고봉이라는 정기를 받았는지 컨디션도 좋다.

 

 

 

갔으니 증명사진도 찍어야 하고..

 

 

 

7부능선에서 내려다 본 제주모습이다.

켜켜히 쌓여있는 구름이 이채롭게 느껴진다.

 

 

 

 

진달래 대피소 몇년전에 왔을때는 저 건물 절반쯤이 눈속에 파뭍혀 있었다.

오늘에야 비로소 제대로된 대피소를 볼 수 있었다.

서울에서는 아직 제대로된 눈구경도 못했는데 이곳은 벌써 이렇게 쌓여있다.

 

 

 

다시 백록담을 향하여 출발한다.

언제 봐도 반가운 산죽길..

고산준령길을 걷다보면 어느곳이나 산죽길을 만난다.

이길을 지난지도 어언 5년만인것으로 생각이 든다.

참 오랜만에 재회를 한 셈이다.

 

 

 

 

 감히 말하지만 한라산은 경관을 즐기는 산행은 아니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것보다는 산꾼으로서 국내 최고봉을 오르는 어떤 사명감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이런 모습에서 등로의 힘듦을 잊어버릴 수 있어 좋다.

 

 

 

 

동반산행이니만큼 보조를 맞춰야 하니 만만디 산행으로 실컷 눈구경이나 하자는 생각.

올 들어 처음 밟는 서설이니 느낌도 새롭다.

 

 

 

 

이제 정상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 분화구를 올라가면 백록담이 보이게 되는데

11월에 어울리지 않게 이곳을 그야말로 시베리아 동토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매우,그리고 몹시 바람도 거세고 춥다.

심한 허기를 느끼지만 정상을 밟고 중식을 하기로 했으므로 물 한모금으로 대체하고

헉헉거리면서 마지막 등로를 오른다.

 

 

 

 

 

 드디어 백록담 정상에 이른다.

바람이 얼마나 거세고 춥든지 사진 한장 찍기도 싫을 정도..하하..엄살 떨기는!

그래도 인증사진이 필요로 하니 급하게 대충 한장 남기고 바로 대피..후덜덜...

그리고 인파들에 끼어 인간들을 바람막이 삼아 얼어버린 도시락을 꺼내 먹는데

눈물이 날 정도..몇년전에는 전라도 순천 어느산악회 회원에게 온수를 얻어 말아 먹었는데

이번은 눈을 돌려 봐도 엄따~~~

정말로 어찌어찌 그냥 쓸어담고 급히 자리를 뜬다.

이후 하산은 내게 있어 악몽같은 하산길이 시작 됐다.

정상에 오를때까지는 아이젠을 하지 않고 올라 하산할때 채결을 하고자 배낭 옆 주머니에

넣고 올랐는데 바람처럼 없어져 버렸음을 뒤늦게 알았다.

이 난감함이란...

배낭을 다 뒤집을 정도로 훑어 봤으나 끝내 아이젠은 나타나지를 않는다.

이 눈길에 관음사 쪽으로 하산을 할려고 생각하니 엄두가 안나고,얼척도 없고

시작시부터 아이젠을 채결하지 않았던 건방짐이 벌 받았음을 삼히 자책하고..

아이젠을 채결한 산객도 급경사에 미끄러지고 뒹구르는데 나야 에기해서 뭘해...

어찌하여 일행이 아닌 미시님을 앞뒤로 놓고 하산을 하게됐는데

미끌어져 뒹굴었다.

그 님들은 괞찮으시냐고 묻는데...

"몸은 괜찮기는 한데 ..쪽 팔린건 사실이다"라고 대답을 ..일동 웃음..ㅋ

그렇게 천신만고 끝에 하산완료...흐흐..

 

 

 

백록담에서 춥고 배고풂을 뒤로하고

시내로 들어와 저녁은 말고기로 폭식을 했다.

제주를 가실 기회가 있다면 꼭 말고기를 권해 드린다.

 

 

 

 

제주에 와 두번째 밤을 맞는다.

가는 밤이 아쉬워 얘기꽃을 피우고..

피곤해서인지 두번째 밤은 숙면을 취했다.

 

 

 

 

 

 

우리차 가사님曰..표정이 너무 어둡단다. 김~치 하고 원스모어~하잰다.

 

 

 

 

그리고 마지막 일요일 아침 ..

성산 일출봉을 시작으로 관광이 시작 되는데..

다들 지쳐버렸는지 오르겠다는 칭구가 엄써..

이유는 다들 몇번씩 가 봤다는 자기합리화를 하지만

다리가 말을 안 듣고 있음을 나는 알고 있제..흐흐..

하여..초입에서 올려다 보는걸로 패쑤~~

 

 

 

                        내가 내 발등을 찍어버렸다.

그리고 아로마인지 허브인지 ..암튼 그런걸로 족욕을 하게된다.

그래..바로 이거거든!

정말로 시원함을 느낀다.

산행으로 피곤했던 심신을 이것으로 힐링을 하고 원기를 충전한다.

 

 

 

그리고  또 이어지는 관광, 관광들...

아..이제 지겨워....

이기서 부터는 염불보다는 잿밥에 눈독만 들이고..

 

 

 

 

그냥 바람부는대로 이리 저리 끌러다닌다.

풀은 바람에 눕는다는 평범한 이론을 터득하고..

 

 

 

 

계속 끌러다닌다.

한번 갈때까지 가 보자.

 

 

 

 

국내 굴지기업이 제주의 원시림을 볼 수 있는 관광지를 만들었다고.

미니 열차를 타고 구경을 한다.

바다 건너 육지와는 수목이 구별됨을 느낀다.

 

이렇게 해서 이틀동안의 제주 일정을 마친다.

나이가 듦에때라 여행의 필요성을 느낀다.

최소한 옆을 쳐다 볼 수 있는 여유도 생기고

영혼의 힐링도 꾀하고,그리고 삶의 여유도 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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