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모처럼 여유가 생긴 휴일.
아무에게도 간섭 받지 않을 그런 시간이 생겼다.
순수하게 나만을 위해 힐링할 수 있는 시간.
뱃살 집어 넣고 엉디살 뺄려면 뭐니뭐니해도
산행이 최고 아닐까 싶다.
사실 토요일이면 주중에 못했던 일들 하느라
여기저기 바빴는데, 오늘은 스케줄 제로상태.
가끔은 이런 상태도 괜찮겠다는 나름대로의 자기합리화.
막상 스케줄이 없으니 적응이 안된다.
오늘은 뒤비져 푹 쉴까..하고 생각도 해 봤지만
이것도 정답은 아닌것 같다.
뭔가는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일까?
문득 지난 해 장마끝에 산에 올라 나리꽃을 봤던 기억을 회상한다.
그때 솔나리를 봤던것 같기고 하고..
하여튼 나리꽃임에는 틀림 없었다.
하여 급히 배낭 메고 무작정 입산.
이눔들도 지금 아니면 올해는 상영끝이다.
산행은 이런 즐거움이 있기에 기대감을 갖고 오르지.
오늘도 그런 기대를 저버리 않나 보다.
나리꽃 몽우리가 올라 아름다움을 뽐낼 직전에 다다른듯 하다.
다음주 정도면 피어 있겠지?
작년이 피어있던 그 장소를 찾아 간다.
여긴 겨울산행할때 잠시 쉬며 취식하기 딱 좋은 곳이다.
무지하게 양지 바른 곳이거든.
지금은 강렬한 햇볕이 정수리를 익혀 버릴듯 내리 쬐지만.
아~이번거는 제대로 피었네.
우리나라 야산에 자생하는 야생화들
보면 볼수록 아름답지 않나요?
이럴때는 내게 주어진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을
한번쯤은 갖어 보심이 어떨련지?
어디서 호랑나비 한 마리가 날아든다.
꽃과 나비라..아름다운 모습이지요?
네..참 부럽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는 지금 이렇게 초라한 싱글인데...
원추리..
내 고향 남도에도 야산마다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흔하게 피던 꽃이었지.
그렇게 흔하게 봤던 꽃일수록 못 보면 더욱 그리운거지.
내 주위에 항상 있어주던 사람들이 어느날 보이지 않으면
몹시 그립듯이...
온통 향수를 뿌려 놓은듯 그윽한 꽃향기가 발걸음을
붙들어 멘다. 누리장나무 꽃향기가 이렇게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줄 예전에 미쳐 몰랐다.
네..무지 자극합니다. 이건 말초신경만 자극하는게 아니라
중추신경까지 자극을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참나리꽃을 참 쉽게 볼 수 있는 행운이 있다.
잊을만 하면 한번씩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정도면 그야말로 대박이라 할 수 있지?
우뚝솟은 바위군에서 어떤 힘이 느껴진다.
올려다 보고 있노라니 뭔가 뭉클한게 올라오는 듯 하다.
네..저는 지금 이 바위를 통해서 정기를 받고 있습니다.
깜짝이야!
놀라긴..무슨 웬수지간이니?
불가에서 말하는 윤회가 이뤄지고있는 현장이다.
타고 남은 재는 기름이 되는건가?
여긴 이끼와 버섯을 위한 영양분으로 몸을 삭히고 있군.
인간의 육신은 썩으면 아무런 쓸모가 없지만 그루터기는 거름으로
자연에 보답을 하고 있다.
지나는 산객이 꽃명을 묻는다.
며느리밥풀꽃이라고 알려줬고, 세상에 희한한 꽃명도 있단다.
동행하며 그 꽃에 대한 슬픈 전설을 전했다.
그분도 아직 며느리 신세인지라 격한 감동을 하시더군.
슬픈 이 세상의 며느리들...
허나,그들도 언젠가는 며느리가 아닌 시모가 될터인즉.
그런데 요즘은 대세가 뒤바꿨다는 사실...
심심해서었을까, 아니면 간곡한 염원을 담았을까?
무명인의 작품이지만 범상치는 않게 보인다.
사연이 있었다면 저도 미약하나마 함께 기도로써 힘들 보탭니다.
염원하신 소원 잘 이루어 지시라고...()
여기도 원추리..
아름답지요?
이런 꽃을 보고 감탄사가 안나온다면
감성공부를 다시 하셔야 하게 되겠습니다.
모처럼 올라 진땀을 빼고 내려간다.
진땀은 뺏지만 제 영혼은 힐링이라는 선물을 받아 간다.
결과론이지만 체중은 단 몇 그램도 빠져주지 않았다.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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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시 계곡에서 쉬면서 흐르는 물소리를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