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으~추워,,

我孜 2010. 9. 6. 23:55

2009년 12월 19일

사실 일요일인 내일은  친구들과 산행 약속이 있었다.

그렇지만 갑자기 계획이 변경됐고, 대신 토요 부부 산행을 했다.

마일리지를 쌓기 위해서..

그래야 늙어서 설탕물 신세를 면할 수 있다기에...

자~지금부터 떠나 보자.

 

 

 벌써 계곡은 얼음으로 뒤덮였다.

이 얼음은 봄바람 부는 4월이나 돼야 없어진단다.

 

 

 여름에는 정말로 보기만 해도 시원한 곳인데...

흐르는 물마저도 가차 없이 얼려버리는 자연의 혹독함이 엿보인다.

자연은 항상 부드럽고 포근한 것만은 아니다.

 

 

 염초봉 능선이라고...

말바 위능선을 지날 때, 그 짜릿한 전율이란...

마운틴 오르가슴이라 표현할까?

 

 

 멀리 도봉산 오봉을 당겨봤다.

언제나 리지꾼의 즐거운 훈련장이  되어 주는 곳이다.

하지만 나와는 하등의 상관이 없는, 소와 닭 같은 관계인 곳이다.

 

 

 폼은 딱~산적 같은데...

맘은 한없이 포근하다는....ㅋㅋ

믿거나 말거나~

배경은 참 좋았는데, 인물이 영~아니다.

난, 나를 안다.

 

 가지고 간 간식으로 저 까마귀와 한참을 놀았다.

먹이를 던져주면 절벽 아래로 내리꽂는 모습에서

갑자기 태평양전쟁의 가미카제가 문득 떠 오른다.

그때  맞은 함포 자국이 지금도 남아 있다.

흐흐흐~

정말 경계해야 할 일본인들...

언젠가는 후지산 꼭대기에 쇠말뚝을 팍팍 쑤셔 박을 날도 있을게다.

그것도 다발로다가...

 

 

 여기는  황철봉 같은 분위기를 하고 있다.

그립다~ 설악이..

희운각에서 계곡물 퍼다 지어먹었던 아침밥의 그 맛이

어떤 맛이었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 하다.

털보 영감님은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까?

이제는 근교산이나 헤매는 범용 산꾼으로 다운그레이드가 되는가 보다.

 

 

이렇게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뒷 따르는 걸 보면

울 마눌님도 어지간히 산에 매료됐나 보다.

깍두기 마누라는, 반은 깍두기가 된다고 한다.

 

 

오늘 저 모자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내 귀때기는 온전치 못했으리라.

몇 주 전, 그 쓰라린 기억으로 인해, 오늘은 완전무장을 했다.

저 모습에서 처음 산행을 시작했었던 시절이 스친다.

 

 

아직 저 능선도 지나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북한산은 10여 년을 다녔는데도

아직도 밟지 못한 능선이 너무나 많다.

 내게는 정말 너무나 큰 산이다.

오늘도 그 산에 감사한 마음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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