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입산신고

我孜 2012. 9. 1. 16:56

 

 

유월부터 일요일이면 가는 곳이 생겨 산행이 영 마땅치 않았었고

그로인해 산행하는 횟수가 갑자기 줄어버렸다.

불운이라고 까지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하여튼 즐기는 산행을 못한다는

안타까움은 어쩔 수 없었다.

 

 

 

경험상으로는 그래도 산행을 하는 게 건강을 지키는 가장 쉬운, 이른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경제 법칙이 녹아 있는게 산행이라는 생각이다.

 

 

 

그리하여 오늘 만사를 제쳐두고 배낭 메고 홀연히 입산 신고를 한다.

오랜만에 밟는 흙내음이 산내음과 어우러져 영혼까지도 맑게 정화시켜 주는 듯 하다.

그래...산행은 바로 이 맛이거든. 촌놈은 촌 분위기가 나는 곳이 좋는게 세상사의 이치니까.

 

 

 

이 산도 여느 산과 마찬가지로 상당한 인파로 북적이는 곳인데 일찍 출발을 해서인지

비교적 한산한 산행을 하게 된다. 성질 급한 놈이 손해 본다는 게 정설인데, 그래도

이 경우는 잇점도 있다.

 

 

 

이런 산중에 왜 이런게 있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버섯이다.

요 근래 들어 자주 비가 온 이유인지 여기 저기에 버섯들이 많이 피어 있다.

아마도 버섯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된 듯 싶다.

 

 

 

물봉선인가 하고 봤더니 며느리밥풀꽃이다.

며느리밥풀...이 꽃에 처음 이름을 붙여준 분은 어떤 마음으로 이 이름을 붙여준 것일까?

못살던 시절에 먹을게 없음을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그 연유가 궁금하다.

낙옆을 제거하고 담을까 망설이다 문득 어떤 글이 생각나 그냥 담기로 한다.(포토샵보정)

 

 

 

어느 유명한 야생화 사진 작가와 함께 동강할미꽃 출사에 나섰는데

그 냥반 작품 사진 담는다고 꽃 주위를 정리해 버리고 사진을 담더라는 것.

얼핏 생각 하면 뭐 별것 아닌듯 싶으나, 자연을 훼손하면서 내 잇속을 챙긴다는 이기심은

있어서는 안 될 일....

 

더군다나 사진을 담은 후의 행동에 아연질색을 했다고 한다.

그 장본인, 사진을 담더니 가차없이 동강할미꽃을 제거해 버리더라고 한다.

작품 사진이 이 세상에 두장 존재해서는 본인 작품성이 떨어지므로 차후에 그 누군가의

카메라에 담기는 일을 원천 봉쇄 해버리겠다는 의도였다는 얘기다.

관심이 있으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동강할미꽃은 점점 개체수가 줄어 들어

희귀종으로 보호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분의 글을 읽은 후부터는 나 또한  야생화를 담는다는 미명하에주위를 손질하는

이기적인 행동은 결코 하지 않는 다는...물론 나 한사람이 무슨~ 이라 할 수 있겠으나

자연이 좋아 찾는 사람중 한 사람으로서 지킬것은 지키며 살아야겠다는 하나의 신념이랄까?

 

 

 

갑자기 얘기가 삼천포로 빠져버렸는데, 인간은 자신보호에는 아낌이 없으나

자연보호에는 소홀하고,가치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간혹 볼 수 있어

그냥 넋두리 좀 해 봤다.

 

 

 

엇그제 국내 모 유명 산악인이 300여 고지되는 산을 오르면서 양손에 스틱이 쥐어있는 사진이 포털 사이트에 올랐는데

그 모습을 두고 네티즌 간 설왕설래 했었다.

낮은 산행시에는 가능하면 스틱은 휴대하지 말자는 측과, 필요에 의해 휴대하는 것을 뭐라 할 수 있겠느냐는 설..

즉,모든 것은 사람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약간 억지스러울 수 있는 이기심.

본인은 전자에 해당되고 싶고 또 그렇게 실천하고 있다. 무수한 스틱 자국으로 인해  등산로가 조금이라도 깎인다면

그 또한 자연훼손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그게 얼마나 실질적인 의미가 있을지는 차치하고...

그런 의미로 이 이미지 주인공께 스틱 얘기를 꺼냈다 본전도 못 찾았다.

물론 날아 오는 답은 "댁이나 잘 하시슈~" 라는....ㅋ

 

 

 

이름은 모르겠으나 버섯이 참으로 아름답다.

일천한 상식으로 때깔이 아름다운 버섯류는 거의 독성이 있다라고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런 버섯류는 곤충들 조차도 얼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아름답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 않을까?

참, 여기서 한가지 진실.

모들 생물체는 생로병사한다.

버섯 또한 같은 생애를 거치게 되며, 포자로 세상에 나타났다 다시 자연으로 돌아 갈 때 뒷 끝이 안 좋아

상당한 악취를 품는다는 사실이다. 혹자는 코를 막으면서 인간에게 그 것을 탓하기도 하지만

그 범인은 버섯이라는 사실...

딱 이때쯤 지리산 종주를 하다보면 그런 구간들이 가끔씩 있어 적어 봤다.

본인도 무지할 때는 몰지각한 인간을 탓하는 결례를 범했지만,절때 인간의 소행이 아니라는 사실...

 

 

 

이미지를 담을 때는 분명 구절초라 생각하고 담았는데 지금 보니 구철초가 아닌듯 하다.

때도 아직은 이른것 같고, 꽃잎도 좀 다르고,결정적인 것은 이파리가 벌개미취를 닯았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야생화 정말 알아 갈 수록 점점 더 어렵다. 그렇다면 쟨 쑥부쟁이?

각설하고,오늘 산행..참 오랜만에 했다. 그래서 더 즐거웠고 의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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