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에도 없었던 뮤지컬을 볼 기회가 주어졌다.
"원효" 라고..
고승 원효대사의 생애를 극화 한 작품이다.
팔자에 없었으니 만큼, 단 한번의 관람 기회도 없었거니와
심지어는 은근히 그의 가치에 대해 폄훼해 왔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여 오늘 이 장마철 같은 장대비를 뚫고 감행하기란 결코 쉬운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때로는 운명에도 없는 일을 해야할 때도 있는것이다.
나는 이것을 "울력"이라고 표현했다.
어쨌든 주저리 주저리 비 내리는 올림픽공원에 도착은 했고...
원효의 생애야 대한민국 사람이면 다 대충은 아는사실....
팜플릿을 통해 작품 과정을 살펴본다.
이 작품은 3년의 준비 과정을 걸쳐 작품으로 승화되었고
총 50억의 제작비가 투입됐다고 한다.
그만큼 작품의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 있을것 같다.
이 정도의 완성도라면 다른 뮤지컬을 보면 초라해 할거라고
많이 봤다는 주위 사람들의 입에서 흘러 나오는 얘기다.
갈때만 해도 솔직히 썰렁한 객석에서 쓸쓸히 보고 나오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기우도 없지 않았든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도착한 뮤지컬센터에는 나의 기우를 사정없이 깨뜨려버렸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 망치로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랄까? 나의 이 무지몽매 스러움이란..
나의 그 형편없는 문화적인 감성, 즉, 깍두기 형님들의 영화나 흥미거리로는 최고의 작품인양
착각하고 살아왔던 지금까지 나의 그 문화관을 대폭 수정을 해야 함을 깨우쳤고
또한 문화에 대한 문외한인 나 자신을 무척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것을....
그렇지만 나는 오늘 다행히 명실상부하게 문화인의 대열에 끼게 된 셈이다. 흐흐흐..
작품평은 나같은 무지인은 감히 논할 자격이 없다.
다만, 쉴새없는 박수소리로 객장이 울려 퍼졌다는 것만 전하고자 한다.
일단, 한번 가 보시라!! 결코 관람료가 아깝지 않으리니...
혹, 다른 종교관을 갖으신 분들도 괜찮다.
종교적 색깔은 최대한 탈색할려고 노력을 한 흔적이 엿보였다.
그리고 사실 불교는 우리의 모태신앙이잖은가!
원효대사(元曉)
더 많은 불전을 섭렵코자 당나라로 떠난 유학길에서,한 밤에 갈증을 해소코자 우연히 들이켰던
그 상쾌하고,시원했던 한 모금의 물이 사실은 해골물이었다는 것을 안 그는 거기서 하나의 진리를 깨우친다.
"모든 깨달음은 내 마음속에 있다"
즉, 우주삼라만상의 모든 현상은 어떤 허상을 통해서 이루어 지는게 아니라
실존하고 있는 내 마음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 그것이 진정한 깨우침이란 것이다.
함께 유학길에 오른 의상은 계속 당나라로 길을 떠났으나
그는 그날 밤 깨달음을 계기로 다시 뒤 돌아와 대중불교에 힘을 쏟는다.
그는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대립과 갈등보다는 관용의 정신을 발휘하여 풀고, 화합을 강조했으며
없는자들의 편에서 그들과 함께하고, 그들을 위했으며, 그들에게 불교를 통해 상생의 법칙을 전파했으며
반목과 대립을 피하고, 화해와 융화를 위해 노력하는 삶이야 말로 참된 삶이라는것을 가르친다.
다행히 비는 그쳐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은 산뜻하다.
출발할 당시 울력이라고 표현했던 그 생각이 지금도 유효하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이 시간부로 결단코 "아니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역시 인간은 죽을때까지 배워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바 이고, 그 배움의 끝은
결코 없다라고 얘기 하고 싶다.
덧붙여 한가지 불길한 예감..
앞으로는 품위유지관리비가 좀 들것 같다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