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턱 밑까지 다가왔다.
오후 늦게 뒷산을 오르면 상념에 잠겨본다.
매년 되풀이 되는 한해지만 그래도 채울건 채우고 비울건 비워야 한다.
사실 특별한 일 없는 한 해었다.
특별히 얻은 것도, 특별히 잃은 것도 없는 그런 한 해
어찌보면 나의 삶은 그렇게 무미건조한 한 해었다.
내 인생에 있어 지금은 뭔가 얻을 수 있는
그런 기대를 하는 것도 무리라면 무리겠지.
그냥 무탈하게 지나는게 최상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뭔가 미련이 남는게 없는것은 아니다.
부지불식간에 잃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나는 알고있다.
다만,그것들을 외면하고 피해갈 뿐이다.이른바 자기합리화이다.
아쉽지만 이건 현실이고, 피해갈 수 없는 삶이다.
어느때부터인가 난 밤중에 뒷산을 오르는 버릇이 생겼다.
낮 모습보다 밤에 펼쳐지는 광경이 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굳이 미화 한다면 그건..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일게다.
항상 봐 왔던 익숙한 모습들 보다는 보지 못한 새로운 모습에 대한 호기심이랄까?
오늘도 해가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이렇게 섰다.
이제 한 해도 곧 저물어 간다.
그래도 한 해를 보내는데 버릴것은 버리고 갔음 한다.
미련은 그냥 미련일 뿐이다.
과욕은 항상 체하게 만드는게 현실이다.
내것이 아니될 것은 미련없이 놓는것도 현명하다.
버리고 포기 한다는 것은 비움의 미학일 수도 있다.
하나를 버리면 또 다른 하나로 채워질것을 염원한다.
그것은 또 다른 삶을 기대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뒤는 돌아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