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에도 없는 결혼식장엘 다녀왔다.
그것도 바로 집 근방에 있는 결혼식장으로
사실, 몸이 몹시 안 좋다.
왜 그런지 며칠전부터 계속해서 몸살기가 가시질 않는다.
아마도 수면부족일 가능성이 많다.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서일까..
오늘은 온 가족이 예식장으로 향했다.
나는 와잎 대신 결혼식장엘 다녀왔고,와잎은 광주로 결혼식장엘 갔고
아들놈은 익산 선배 결혼식장으로 가고..
한집에서 세명이 결혼식 때문에 이산가족이 돼버린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오늘은 친구놈 불러다가 술이나 한 잔 하고 싶었다.
몸은 안 좋지만,꼭 한 잔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니..
어찌됐건, 나의 계획은 물거품이 돼버리고 그대신 집에 들어와서
며칠전 모 은행장이 강연했던 부동산투자전략에 관해서 글을 썼다.
부동산 투자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카페가 있는데, 난 그저 그들이 써논
글이나 읽고 어쩌다 댓글을 달 정도여서 존재가치조차도 없었던 터라
반응들이 대단했다.
그리고,,옷 단디 갖춰 입고 뒷산엘 오른다.
지금 몸살기운으로 인해 상태가 안 좋지만,답답해서 있을 수가 없어서다.
모처럼 공기가 상쾌하다.
가을 내내 초 미세머지로 인해 썩 좋지가 않았는데
오늘은 하늘도 맑고, 멀리까지 조망도 가능하다.
나도 혹 조증이 있나?
기분 좋을 일은 눈을 씻고 봐도 없는데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다니..
참,사람 마음이란 간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간사라..
그러고 보면 자연이란 이놈들도 몹시 간사한 놈들이다.
가을이 깊어져 이파리를 물들이고, 결국에는 떨어뜨려버린다.
자기가 살고자 해서 쳐 냈으니 비록 선택의 여지가 없으나
간사는 간사란 생각이다.
나는?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얼마만큼의 간사한 행동을 하고 살았을까?
내가 알게 모르게.. 잠시 상쾌해졌던 마음이 다시 먹먹해져 옮을 느낀다.
그건 욕심이 있어서리라. 욕심을 탈색시키면 오늘 여기 서서 가슴저리는
먹먹함은 느끼지 않아도 됐을터인데..
이가을..이 쌀쌀한 날씨에 이런먹먹한 마음을 달래는 미련함도
언젠가는 약이 되리라.. 약은 쓰나 몸에는 이롭다고 했다.
오늘 이 고민이 언젠가는 여기 다시 서서 회상하며 미소 지을 날이 있으리라.
그래..아파리를 물들이고 결국 떨어뜨려버림은 간사함은 아닐거라고 위안 삼아 본다.
그가 혹독한 계절을 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
그리고 겨울을 지내고 다시 새로운 잎을 만들잖은가!
그것이야말로 자연의 이치일것이리라.
어쩌면 자연은 인간에게 교훈을 주는건지도 모르지.
비우고 살아야 한다는것을.. 그래야만 다시 새롭게 채울 수 있다는 것을,,
비워야할 때는 비우고 채울 수 있을 때는 다시 채우고,,
빨리 몸이 회복 됐음 좋겠다.
하필 이럴때 몸살날게 뭐람.. 다음주는 할 일도 많은데..
내일은 모든걸 접고 푸욱~쉬어야겠다.
그리고 오늘 이 아픎이 사라지거든, 나를 위한 뭔기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