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삼천사 산행

我孜 2018. 2. 17. 20:09

 

 

 

북한산과의 해후는 실로 오랜만이다.

아마 4년은 족히 넘었으리라.

그곳과 다시 교감을 나누고자 여기를 찾았다.

사실 어제는 설레는 마음까지 있었다.

설렘..

그 유명한 설악, 지리, 덕유를 찾을 때도

단언컨대 이런 설렘은  없었다.

그 설렘은 오랜만의 산행이기도 하지만

좋은 친구와의 산행이기 때문이리라.

 

 

 

 

 

 그 좋은 친구와 좋은 추억을 만들고자

오늘 이곳에 족적을 남긴다.

좋은 사람과의 산행은 마음까지 즐겁게 만든다.

더해서 공기 좋고 분위기까지 좋으니 

더할 나위 없는 금상첨화다.

이른 시간인지 스치는 산객조차도 없는

그야말로 호젓한 산행을 했다.

삼천사에서 비봉능선을 오를 때 까지 

단 한 산객도 스치지 않고

웃고, 떠들고,즐기고..

좋은 얘기 속에 즐거움을 공유했다.

눈 산행을 하는 행운까지 얻고,

움직이면 이렇게 좋은 것을,,

 

 

 

 

 사모바위에 도착하여 비봉까지 인사를 나눴다.

원래 계획은 원점 회귀해서  삼천사의

낭랑한 풍경소리를  감상하고자 했지만

등산로가 워낙 결빙이 심해 원점회귀를 포기하고

다른 코스로 하산하기로 합의를 했다.

삼천사 풍경소리는 다음 기회에 감상하는 걸로,,

다시 사모바위를 통과해서 대남문에 도착했고

간단한 간식으로 열량을 보충했다.

따뜻한 양지에 자리 잡고 먹는 간식 맛 죽였다는,,

나무젓가락 두 개와 연양갱 두 개와의 

물물교환 재미도 있었고,,ㅋ

 

 

 

 

 대서 문쪽으로 하산을 하기로 했지만

그쪽 또한 북향이라서 결빙이 심할 거라는 예상으로

결국 구기터널 쪽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입산을 시작한 아침만 해도 추위가 엄습했지만

정오쯤 되니 거짓말처럼 날씨가 화창하고 

진달래가 피어도 될 정도의 포근한 날씨로 변한다.

날씨마저도 우리의 산행을 축복했다.

 

 

 

 

 오늘 산행은 정말이지 의미 있는 산행이 됐다.

오랫동안 염원했던 산행이었으니 좋았고

좋은 친구와 동행했으니 또 좋았고

뜻하지 않은 눈 산행이 되니 더 좋았고

좋은 얘기를 나누니 한층 좋았고

상쾌한 산의 정기까지 받으니 참 좋았다.

 

 

 

 

이런 산행이 계속됐음 하는 바람이 있다.

오늘 같은 산행은 내 영혼을 힐링하는 산행이었다.

내 영혼을 꺼내 산중의 맑은 공기로 세탁한 느낌이랄까?

친구에게 자주 기회를 갖자 했지만

각자 생활이 있으니 지켜질지는 모른다.

얼마 전만 해도 주말만 되면 산중으로 

내 몸을 맡겼지만 이제는 생활이 우선인지라,,

이제 그러기에는 무리가 있다.

 

 

 

 

 대략 산중에 머문 사긴이 다섯 시간이었다.

애초 예상했던 시간과 정확히 일치했다.

역시 아직 녹슬지 않은 예지력이 있는 꾼이었다.

참. 산행에서는 준비한 만큼 편해지나

준비에 소홀하면 몸이 고생을 해야 한다는

진리 불변의 법칙이 여전히 존재하더라는,,

아이젠을 챙기지 못해 아쉬운 하루였다.

오랜만의 산행인데 별로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솔직히 손이 너무 시러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