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사선에서

我孜 2017. 11. 1. 20:26

우두커니 앉아 있는데, 문득 지난 일이 스친다.

사람이 일생을 살다 보면 고비란게 있다.

살면서 그런 고비를 겪지 않고 살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지만

나는 그렇게 단순한 삶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두번이나 죽음의 고비를 넘겼었다.

두번 다 아주 오래 된 추억이다.


첫번째,

기억으로는 국민학교 2~3학년 쯤으로 생각된다.

여름 장마철이 끝나자 마자 냇가로 멱을 감으로 갔다.

냇물은 상상 이상으로 급류가 흐르고 있었다.

장마철이 막 끝났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상황이었다.

그때는 내가 채 수영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상황이었고,

물가 모래더미쪽에서 놀다가 어찌 해서 급류에 휘말려 버렸다.

수영을 해 보려고 발버둥을 처 봤지만 불가능,,

그렇게 급류에 몸이 빨려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흘려갔다.

살려 달라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20 여 m를 떠내려 가면서 생각을 했다.

"아..난 이렇게 죽는구나,,"

사람이 죽음 앞에서는 생각 보다 훨 초인적인 힘이 난다.

수영도 못하면서 떠밀려 가다가 수영을 해 봤다.

물론, 내 맘대로 되지 않았지만,,

그 순간, 무엇인가가 내 머리 채를 잡더니 물속으로 눌러 버렸다.

정말 꼼짝 없이 죽는줄 알았다.

그런데 무엇인가가 날 뭍으로 끌고 가고 있다는걸 알았다.

선배가 나를 보고 와서 꺼내 주었던 것이다.

정말,,죽는 줄 알았다.


두번째,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친구네 시골 집으로 놀려 가던 중이었는데

ㄱ 자로 꺾어지는 길을 거의 다 가던중 뒤에서 큰 트럭이 오고 있었다.

그 트럭은 철근을 잔뜩 싣고 있었고,,

시골길인지라 그리 넓지 않았는데 그 큰 트럭이 꺾어 간다는게 불안했다.

직감적으로 불안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ㄱ 자 안쪽으로 길을 피해 줄려다 왜 그런지 반대쪽인 바깥쪽으로 

다시 건너가 길을 비켜주었다.

그런데 그 트럭이 회전을 하다가 그대로 안쪽으로 굴러 버렸다.

내 눈 앞에서,,

그 순간 몸에서는 소름이 돋았다.

순간 선택이 나를 죽음에서 건져 냈던 것이다.


난 이렇게 지금까지 두번에 걸쳐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났다.

지금에 와서 생각을 해보니 난 운이 지독히 좋은 모양이다.

그렇게 선택을 당하고, 선택을 하면서 살아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