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6월

我孜 2017. 6. 11. 20:35

               
6 월
이외수


    바람부는 날 은백양나무 숲으로 가면
    청명한 날에도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귀를 막아도 들립니다
    저무는 서쪽 하늘
    걸음마다 주름살이 깊어가는 지천명
    내 인생은 아직도 공사중입니다
    보행에 불편을 드리지는 않았는지요
    오래 전부터
    그대에게 엽서를 씁니다
    그러나 주소를 몰라
    보낼 수 없습니다
    서랍을 열어도
    온 천지에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한평생 그리움은 불치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