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작별산행

我孜 2014. 7. 13. 21:30

 

 

오전에 볼 일을 보고 오후 늦게서야 산행을 시작한다.

사실 보통때 같으면 산행을 끝내고 하산할 시각인데 오늘은

무리가 될지언정 산행을 꼭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할 사연이 있음이다.

 

 

 

 

어차피 오랜 시간동안 산행을 할 시간도 아니므로

간편하게 준비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한다.

그냥 내가 평소 즐겨 걸었었던 길을 되 짚어 보고자 함이다.

참 오랜만에 산행을 하고 있다.

지난 3월에 산행을 한 후 오늘이 처음이니 대략잡아도

4개월만의 산행인 셈이다.

최근들어 모든것들이 나태해지고 있음을 느끼지만

특히나 휴일때 산행을 하는것에 있어서는 더욱 더

태만해져 있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고 있다.

이름하여 게으름의 극치를 달리고 있음이다.

 

 

 

 

모든것을 차치하고 나의 건강을 위해서래도 산행은 필수이건만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스스로 약속을 깨는데 익숙해져 있다.

사실 이 여름철에 억지산행을 하라고 한다면 단연코 거절을 하겠지만

이것은 그런것도 아니고 내 자신과 약속을 했던 사항이 아니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나태함은 솔직히 내 성격과는 완벽하게

모순되고 있다는걸 나는 알고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게으름을 부릴 시간조차도 없다.

이제는 별로 시간이 없으므로..

그렇다고 오해는 마시라.내가 세상과 하직하고자 함은 결코 아니다.

다만, 나는 이쪽과 인연을 맻은지 벌써 4년째지만 이제는 다시

원위치 해야할 시간이 됐음을 인식하고 있음이니.

 

 

 

 

하여 오늘은 어쩌면 이 산과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산행을 하고 있다.

그래도 4년 동안 인연을 맺고 짬이 날때마다 물병 들고 오르던 산이었으므로..

내가 즐겨 찾았던  아지트와도 작별을 해야하고, 여름이면 즐겨 찾았던 장소들과도

가을에 더욱 즐기던 그곳,그리고 겨울에 따뜻한 산행을 하고자 했던

코스들과도 이제는 안녕을 고해야 하므로..

 

 

 

 

 

 

 

지금쯤 장맛비를 맞으며 하얗게 피어있을까치수영이란 놈을

오늘은 보지 못했다.

또한 그 흔하디 흔한 나리꽃 하나도 오늘은 나를 피해있다.

아니,어쩌면 내가 그들을 피해 산행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일이고..

솔직히 아쉽다. 작년 이맘때 쯤에는 분명 나리꽃의 향연을 즐겼었는데..

 

하여튼 이렇게 또 언제일지 모르는 이 산과 작별산행을 마친다.

그동안 네가 곁에 있음으로 해서 즐거웠노라는 말을 전하고자 한다.

네가 여기 있음으로 해서 나는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