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길 트레킹
제주올레길 트레킹이 하나의 유행이라면 유행이라 치겠지만
나에게는 꼭 가 봐야만 하는 곳 중의 한 곳으로 자리매김이 되고 있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들과 의기투합이 됐고, 설렘 끝에 그날이 돌아왔습니다.
제주공항에 도착 하여 멀리 한라산을 바라봅니다.
공항에서 서귀포로 이동중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져 설레는 마음에 못질을 하는 듯했지만, 간절한 소망이 있었기에
하늘도 무심치는 않나 봅니다. 다행히 날씨는 점점 걷히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새연교에서 바라보는 서귀포 시가지입니다.
올레란 제주도 말로 "도로에서 대문까지 집으로 통하는 아주 좁은 골목길"을 뜻한다고 합니다.
싱싱한 갈치찜으로 맛있게 아침을 해결하고 천지연 항구로 이동합니다.
천지연에서 시작되는 황우지 해얀 풍경, 새연교의 모습입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쪽배를 타고 건넜지만, 지금은 걸어서 건너면서
에메랄드빛의 바다와, 시가지의 운치를 동시에 관망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 가마우지 떼들의 물고기 사냥하는 모습도 덤으로
관찰할 수 있지요.
제주 올레는 발음상 제주에 오겠니?'라는 또 하나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람 부는 섬, 제주의 올레는 구멍 숭숭 난 현무암으로 이루어져있고, 구불구불 이어진 제주 돌담길의 미학
을 보여주고 있는듯 싶습니다.
이미지상과는 달리 실제로 관망되는 바닷물은 그야말로 이루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다운 에메랄드빛입니다.
존재하는 지구 상의 어떤 색상 중에 저보다 더 아름다운 때깔이 또 있을까 하는 감탄사를 자아내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제주 올레길을 찾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함께 걷는 친구 녀석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빗대 제주올레길의 아름다움의 장관을 표현하지만
제게는 꼭 그곳이 아니더라도 이곳 제주 아름다움 그 자체에 흠뻑 빠져있습니다.
나를 안아주는 바다가 어머니의 품속처럼 포근하고, 나지막한 오르내림이 아버지의 후덕한 미소로 다가옵니다.
덥지 않은, 채 봄기운도 다 오지 않은 이 계절에 저는 저 아름다운 색상의 바닷속에 풍덩하고 싶은 강한 욕구를 느끼며
그 아름다운 보석을 소유함보다도 더한 진한 감동을 느끼면서, 연신 올레길의 오르가슴을 느끼며 걷습니다.
저 아름다운 색상을 자연 아닌 그 어디에서 찾을 수가 있을까요?
오늘 이 곳을 오게 한 선택이 탁월했음을 자화자찬하면서, 흥분의 도가니 속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걷습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어떻게 표현해야만 적절할지를 궁리해 보지만, 그 답은 쉽지가 않습니다.
그저 조물주께 감사의 말씀을 드릴밖에요.
우리가 지금 저렇게 맑은 바닷물을 볼 수 있음은 아마도 제주인들이 수고로움도 더해졌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자연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연 속에 푹~빠질 수 있음에 그저 즐거울 뿐입니다.
고기잡이 할아버지를 기다리다 돌이 되어버린 할머니의 전설을 담은 외돌개입니다.
혹자는 외롭게 홀로 서 있다 해서 외돌개라 한다지만, 이유야 어떻든 그 유명하다는 조각가라도
저런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제7코스는 바다를 옆에 두고 도는 풍경이 이국적인 정취를 풍겨 올레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코스라 합니다.
쪽빛 바다 아래 펼쳐진 이 광경을 그냥 지나치면 두고두고 후회할 비경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외돌개는 드라마 대장금 촬영 장소로 유명해서 그곳을 지나면 어디선가 맛있는 음식 내음이 풍기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제주 올레는 냉정히 말하자면, 어디든 있을 그저 평범한 길일뿐인 곳입니다.
누군가에는 시작이 되는 길이 될 수 있고, 또한 누군가에는 끝이 되기도 하는 길이지요.
내가 첫발을 떼는 그 자리가 출발점이고, 마지막 발을 디디는 지점이 곧 종착지입니다.
우리네 인생도 태어나서 누구나 같은 길을, 똑같은 속도로 시작하지만, 똑같이 끝맺지 않는 것처럼…
그것이 바로 올레고, 우리 인생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섬입니다.
놀멍/쉴멍/걸으멍은 계속됩니다.
현호색의 돌연변이라 합니다.
비록 돌연변이라 해도 꽃은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우리 인생이 돌연변이가 되는 건 좀 곤란하겠지요?
현지 주민의 말씀으로는 나스라고 불린다는데, 하귤이라고도 한답니다.
현무암의 군상들도 아름다움을 발하고 있습니다.
흐흐흐... 저 친구도 동심의 세계에 흠뻑 빠져있네요. 저 친구의 다리를 살짝 걷어버리면 어찌 될까요?
위생매립장을 지나 다시 바닷가로 꺾어 내려오니 이런 열대우림도 보입니다.
야자수로 보이는데 맞나요??
법화리 쪽 바닷가입니다.
보이는 저 섬은 범섬이라 합니다.
풍림리조트 쪽 앞바다입니다.
용암이 흘러내려 생긴 현무암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강경천 지류인데 작은 폭포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라에서 흘러 내려온 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지요.
여기를 끝으로 7코스 트레킹을 종지부를 찍습니다.
시간상 제약이 있어 8코스에 있는 주상절리대를 구경 키 위해 택시에 몸을 싣고 이동합니다.
중문단지 어느 호텔의 정원입니다. 아름답네요.
늦은 감이 있어 유채꽃은 못 보나 했는데, 아직도 여행객을 반기고 있더군요.
여기는 8코스의 주상절리 대입니다.
육각형의 바위들을 쌓아 놓은 듯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네요.
다시 한번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는 대목입니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풍덩 하고 싶은..
문득 얼마 전 열반하신 법정스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살아있음에 행복하라!
그렇습니다. 내가 숨 쉬고 있음에 행복할 수 있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겠습니다.
얼핏 보면 거북이 등과도 같은 모습이네요. 참 묘한 형상이지요?
주상 저리대는 제주방언으로 지삿개라 한답니다.
여기를 끝으로 오늘 제주올레길 트레킹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아침에 출발하여 밤에 오는 시간상의 제약으로 다소 섭섭한 감이 없지 않지만, 오늘 저는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과 더불어
인생의 한 여정을 보는 데자뷔 현상을 체험했습니다.
누구나 걷는 길이지만, 최소한 내게는 가지 못할지도 모를 길을 좋은 친구들과 걸었고, 삶의 즐거움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또 좋은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